- 김문수 · 한동훈 전대 출마 '고심'···나경원 · 안철수 '당권 행보 나서'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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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기 앞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
[시사코리아저널=이환수 기자]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송언석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하기로 하면서 차기 당권 경쟁에 시선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30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퇴임에 따라 공석이 된 비대위원장에 송언석 원내대표 겸임을 결정했다.
송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후 기자들을 만나 새 비대위 성격에 대해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당 지도부가 결정될 때까지의 한시적 의사결정 기구"라고 설명했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오는 8월 개최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약 두 달간 전대 준비를 위한 '관리형 비대위'를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새 비대위 출범으로 전대가 가시화되면서 당권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당 대표는 대선 패배 후 내부 쇄신을 추진하는 동시에 내년 6월 실시되는 지방선거 후보 공천과 전략을 구상해야 하는 임무를 맡는다.
당권 주자로는 우선 김문수 전 대선 후보, 대선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김 전 후보와 경쟁했던 한동훈 전 대표가 거론된다.
김 전 후보와 한 전 대표는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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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전 대선후보 |
김 전 후보의 경우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만큼 바로 당권 도전에 나서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주위에서 출마 권유가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후보는 공식 석상에서 "당 대표에 아무 욕심 없다"며 표면상 당권에 거리를 두는 모습이지만 대선 이후 당내 분란상을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이는 당 개혁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되면서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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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대표 |
한 전 대표의 경우 대선 후 당원 가입 운동을 펼치고 현안 관련 메시지를 쏟아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이어가는 한 전 대표는 전날 유튜브 채널에 '한동훈의 고민 상담소'라는 프로그램을 예고하며 국민·당원과 소통을 늘리는 모습이다. 전당대회를 염두에 두고 지지층 확대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 대목이다.
원내에서는 나경원, 안철수 의원 등이 당권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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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의원 |
나 의원은 대여 투쟁의 선봉장으로 나서며 거대 여당을 상대해야 하는 수장의 면모를 부각하는 모습이다.
나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 본청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와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 반환을 촉구하는 농성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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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 |
안 의원은 대구, 부산, 인천 등에서 '민심 투어'에 나서며 소통 행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소셜미디어(SNS)에서 내부 쇄신 의지도 내비쳤다.
안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우리가 다시 국민의 곁에 서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가 주도하는 백서부터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면 내부 쇄신 방안과 지도체제 변화 여부가 논의의 중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송 원내대표는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쇄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대 국면에서 혁신위가 구성돼 혁신안 논의가 이뤄질 경우 당권 주자들의 '쇄신 경쟁'도 불이 붙을 수 있다는 기대가 당내에서 나온다.
혁신 과정에서 현 단일지도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하는 개혁안이 논의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단일체제는 전대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 경선을 따로 선출하는 것이고 집단체제는 단일 경선에서 최다 득표자가 대표최고위원, 차순위 득표자들이 최고위원이 되는 방식을 뜻한다.
당 일각에서는 다음 전당대회 지도부 선출 때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당권 주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인 정연욱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집단지도체제에 대해 "지도부에 다 들어와서 각자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누가 책임을 지는 체제가 아니라서 배가 산으로 갈 가능성이 크지 않겠는가"라고 꼬집었다.
당권 주자들 사이에서는 지도체제 전환 필요성을 거론하는 당 일각의 기류에는 구주류가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이환수 기자 naewoe456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