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번엔 25일 '위증교사' 선고···생중계는 안 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관련 법익·진행 경과 등 고려해 생중계 않기로 결정···청사 보안 강화

[시사코리아저널=정종민 선임기자] 법원이 오는 25일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를 생중계하지 않기로 했다.

21일 법원에 따르면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이 대표의 선고 공판을 실시간 중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법원은 "관련되는 법익과 관련 사건의 진행 경과 등을 고려해 판결 선고 촬영·중계 방송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 여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선고 공판 생중계를 주장해왔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회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이어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에 위증교사 사건 선고 생중계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반면 민주당은 '망신주기용'이자 인권침해라며 생중계를 반대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 15일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 생중계와 관련해서도 "관련되는 법익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2019년 2월 자신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비서 출신인 김진성 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당시 이 대표는 2018년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른바 '검사사칭' 사건과 관련한 질문에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는 취지로 대답해 재판에 넘겨졌다.

검사 사칭 사건이란 이 대표가 2002년 '분당 파크뷰 분양 특혜 의혹'을 취재하던 최철호 당시 KBS PD와 짜고 김병량 전 시장에게 검사를 사칭해 취재한 사건으로, 이 대표는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김진성 씨가 재판에서 이 대표의 요구대로 "김 전 시장이 KBS 측과 협의하에 이 대표에게 죄를 뒤집어 씌웠다"는 취지로 증언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이 대표는 김씨에게 "기억나는 대로, 있는 그대로 말해달라"고 했다며 위증을 교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증 주범인 김씨는 재판 초반 자신의 위증을 자백했다.

재판 과정에서 두 사람 간 통화가 담긴 30여분 가량의 녹취파일이 재생되기도 했다.

허위 증언을 요구한 것이 인정될 경우 위증교사의 고의성이 있다고 볼 것인지도 쟁점 중 하나다. 이 대표가 거짓인 줄 알면서 고의로 김씨에게 허위 진술을 요청했다는 점이 증명돼야 한다.

이번 사건은 실제로 법정에서 증언한 김진성씨가 자신의 위증 혐의에 대해 인정하면서 이 대표의 유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법원이 이 대표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도 있다.

위증교사 사건의 경우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으면 형 확정 후 실효될 때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되고, 국회의원직을 상실한다.

공직선거법과는 다르게 벌금형의 경우 확정되면 액수와 관계없이 국회의원 자격이나 피선거권에 영향이 없다.

만약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경우에는 형 확정 후 집행유예 기간이 끝날때까지만 피선거권을 상실한다는 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해석이다.

선거법 위반 사건에 이어 위증교사 혐의까지 유죄가 인정된다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남은 1심 재판(대장동·위례, 대북송금 등)에 대한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선거법 사건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위증교사 사건에서 무죄 판결이 나오면 사법리스크가 일정 부분 희석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법원은 지난 15일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재판 때와 마찬가지로 청사 내 보안 대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재판이 열리는 법정을 소법정에서 중법정으로 옮기고, 보안요원을 증원하고 보안검색도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