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소심 유죄 선고에 "팩트는 명확하고 간단한데, 해석은 '이어령 비어령'"
홍남표 창원시장 페이스북 캡처. |
페이스북 통해 자신의 억울한 심경 밝혀
[시사코리아저널=정종민 선임기자] "사실(fact)은 명확하고 간단한데, 해석은 '이어령 비어령'입니다."
홍남표 창원시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18일 항소심 재판부가 자신의 공직선거법위반 혐의에 대해 1심 무죄를 뒤집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것과 관련, 자신의 심경을 이렇게 밝혔다.
홍 시장은 이 글에서 "사실(fact)는 제가 '선거기간 동안 어떠한 공직 제안도 하지 않았고, 선거 끝나고 이 아무개가 자리 제안하길래 해당 자리에 안된다고 거절했고, 선거기간 동안 그 어느 누구에게도 자리 거래 자체를 해서는 안된다고 단호히 배척한 것'이 전부다"고 간단하게 요약했다.
그는 "제가 만일 선거기간 동안 공직을 제안했다면, 당선후 자리를 주면 그뿐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전혀 그런 약속이 일체 없었기에 단호히 거절한 것 아니냐. 너무도 간단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홍 시장은 특히 "간단한 사실을 음흉한 작가들이 등장해 소설로 만들었다. 이게 우리 사회의 정의냐"고 분개했다.
이어 "그럴듯한 소설이, 다규멘트리로 둔갑하지 않도록 다시 시작한다"면서 "창원 지역의 여러 작가(?)가 동원된 소설, 허구를 바로 잡겠다"고 강하게 어필했다.
"한편의 영화를 만들까 생각한다"고도 덧붙이며 결기를 보였다,
홍 시장은 "창원의 미래는 있느냐. 너무도 암담하고 참담하다"면서 "그동안 40여년간 나라를, 우리 사회를 위해 나름 공직에서 헌신해 왔다는 자긍심도 이제 많이 손상됐다"고 억울해 했다.
홍 시장은 글을 마치면서"오늘 모처럼 술도 좀 먹었다"면서 "테스형! 진짜 이 세상이 왜 이래요"라며 모 가수의 노래 제목을 던졌다.
홍 시장이 페이스북 서두에 직시한 '이어령 비어령'(耳於鈴 鼻於鈴)은 귀에 걸면 귀걸이요 코에 걸면 코걸이란 뜻으로 상황에 따라 말을 만들어 대기 나름이란 의미다.
따라서, 재판부가 자신의 피의사실을 편향적으로 해석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홍남표 창원시장이 19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자신의 재판 선고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홍 시장은 항소심 선고 다음날인 19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재판부는 1심 판결과는 달리, 고발인이 의도적으로 기획해 선별적으로 제시했던 증거와,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고발인과 주변 이익공동체 한 두 사람의 진술만을 근거로, 추정되는 사실에 기초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부의 판단은 절대적으로 존중되어야 한다는 가치와 신념을 가지고 있지만, 이번 항소심의 판단에 대하여는 법적으로 보장된 절차를 통한 이의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대법원에 상고해 진실을 밝히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경주하겠다"며 상고 의사를 분명히 했다.
홍 시장은 "사법부가 공정과 정의의 보루로서 그 엄중한 사명을 다해 주고 있음을 확신하고 있다"며 "최선을 다한 후 숙연한 마음으로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홍 시장은 항소심에 채택된 증거 능력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그는 고발인 이모씨와의 만남과 관련해선"직 제공에 대해 '응'이라고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는 내용은 진술 뿐이며, 녹음이나 동영상, CCTV 등 확인해줄 확실한 증거는 없이 고발인의 진술대로 판결문에 인용됐다"면서 "이 대답과 끄덕인 부분은 당시 상황과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어서 증거로 채택해 유죄로 판단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엄격하게 증거 입증에 의해서 유무제를 따져야 되는데 정확한 증거 기반 하에서의 어떤 증거는 증거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민달기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 시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당선 무효형인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고소인과 검찰이 제기한, 홍 시장이 당내 창원시장 후보로 당선되기 위해 A씨와 공모해 B씨 불출마를 대가로 공직을 제안한 것으로 판단했다.
1심에서는 "자리(공직)에 관한 '진지한 제안'이 오갔는지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죄를 선고했었다.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