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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 경북 통합, 세차례 추진 끝 좌초위기···의견수렴·공론화부족 '발목'

기사승인 2026.03.04  15: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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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임시국회 처리 무산, 3월 국회 통과도 불투명···"사실상 무산" 분석도

국민의힘 구자근 경북도당위원장과 대구·경북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의원, 광역 지자체장, 광역의회 의장 등이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경북 행정통합법'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자체·지역정치권 정치력 · 전략부재 등 질타 목소리도

[시사코리아저널=김연학 기자]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이 무산 위기에 놓였다.

2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대구경북행정통합특별시 설치법(행정통합특별법)이 처리되지 못하면서 행정통합이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행정통합은 대구·경북 시도민의 삶의 환경을 바꾸는 문제이지만 의견수렴이나 공론화 과정이 부족했던 것이 결과적으로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만든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시·도 지자체와 지역 정치권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4일 대구시와 경북도, 지역 시민사회 등에 따르면 대구시와 경북도, 지역 정치권은 오는 5일 시작하는 3월 임시국회에서 특별법이 처리되도록 마지막까지 노력할 계획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대구경북행정통합과 충남대전 행정통합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3월 임시국회 통과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구경북행정통합은 2020년과 2024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추진됐다.

지난 1월 세 번째 행정통합 추진은 정부가 통합하는 자치단체에 4년간 20조원 등 파격적인 지원을 하기로 밝히면서 시작했다.

정부 발표 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1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행정통합은 오래 준비한 TK(대구·경북)가 동참해야 제대로 진행된다"며 통합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에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이 "대구·경북 행정통합 반대 사유에 대해 협의할 의사가 있다"고 화답하면서 통합추진은 속도를 냈다.

이전까지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관련해 김정기 권한대행을 비롯한 대구시의 입장은 "민선 9기 단체장이 결정한 부분이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경북도지사의 행정통합 재추진 의사에 대구시장 권한대행, 도의회가 통합에 동의하면서 행정통합 추진은 다시 테이블 위에 올랐다.

20일 오후 경북 안동시 경상북도의회에서 왼쪽부터 이철우 경북지사와 박성만 경북도의장,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행정부시장이 행정통합에 대한 논의를 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경북도 제공

곳곳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주민 의견을 충분히 묻는 절차나 다양한 논의 등은 거의 없이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는 일사천리로 행정통합을 밀어붙였다.

국민의힘 의원이 중심이 돼 의원발의로 행정통합특별법이 국회에 제출됐고,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는 등 이때까지만 해도 순탄한 흐름을 보였다.

경북도와 대구시는 행안위를 통과한 통합특별법안에 빠진 특례조항은 본회의 의결 전까지 다시 포함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행정통합 완성에 대해 낙관적이었다.

하지만 국회 법사위 개최를 앞두고 곳곳에서 졸속 행정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구시의회는 "권한이 빠진 행정통합은 껍데기"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시의회는 지난달 23일 낸 성명에서 "2024년 대구시의회가 통합에 동의한 것은 중앙 권한의 실질적 이양 등의 담보를 전제한 것"이라며 "현재 추진하는 통합특별법 수정안은 취지와 방향이 현저히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또 "졸속 통합에 단호히 반대하며 권한과 재정이 비어 있고 대표성과 균형이 무너진 통합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법사위를 앞두고 국민의힘 법사위원들도 "행정통합을 졸속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 행정통합이 대구경북과 충남대전을 차별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지난달 24일 대구경북통합특별법의 법사위 통과를 보류하면서 대구시의회의 반발 등을 이유로 들기도 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 등 대구지역 노동·시민단체들도 최근 낸 성명에서 "국회는 졸속으로 추진하는 통합특별법 통과를 중단하고 법안을 폐기하라"고 요구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이 밖에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 대구시공무원노조 등도 행정통합특별법 특정 조항을 독소 조항이라고 지적하며 법안 폐기 또는 주민투표 실시 등을 요구하면 반발해왔다.

대구시청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시청 간부 공무원들을 을사오적에 빗대 '병오오적'이라고 풍자하며 행정통합 졸속 추진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이 돌기도 하는 등 반발이 거셌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의 2월 임시국회 처리가 무산되면서 지자체, 지역 정치권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주민들은 경북북부지역 등의 반발이 있는데도 보완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급하게 밀어붙인 것도 통합 실패의 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역 정치인들이 이른 시간 안에 지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하나 된 의견을 모아서 움직였어야 했다"며 "그런데도 당면한 과제만 좇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시민 곽모(55)씨는 "자치단체장과 정치인들이 주민들 의사도 제대로 묻지 않고 형식적인 주민설명회만 몇 번 열고 졸속으로 추진하다가 특별법을 통과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이 아니더라도 지역 발전을 위한 행정통합이 다시 추진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행정통합을 추진한 경북도지사와 대구시장 권한대행, 시도의회 관계자 등도 정치적인 핑계 대신 행정통합 실패에 대한 사과를 주민들에게 해야 한다"고 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이번이 세번째 추진이다.

앞서 대구시와 경북도는 2020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행정 통합을 시도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당시 대구·경북 통합과 관련해 통합 청사 위치와 시군 기능·권한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고 경북 북부지역에서 "대구에 흡수될 것"이라는 우려로 반대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홍준표 전 시장이 지난해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서 대구·경북 통합 논의는 사실상 중단됐다.

김연학 기자 dusgkr0808@hanmail.net

<저작권자 © 시사코리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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