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방자제 서약?···고성 · 욕설 아수라장 재연 국힘 전대 연설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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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울경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후보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조경태, 장동혁, 안철수, 김문수 후보. /공동취재 |
金 "분열하면 개헌저지선 무너져"···張 "민주당 해산 · 이재명 탄핵"
安 "한 줌 극단 세력에 빌붙어 표 구걸"···趙 "윤어게인 몰아내야"
찬탄파에 "배신자" 연호, 반대진영은 고성···전한길, 출입금지에 장외생방송
[시사코리아저널=이환수 기자]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1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도 '찬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으로 나뉘어 대치했다.
당의 재건 방안을 두고 반탄파인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내부 통합을 통한 대여 투쟁을 앞세웠고, 찬탄파인 조경태·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추종 세력인 이른바 '윤어게인'과의 절연을 통한 쇄신을 주장했다.
김 후보는 전날 내란 특검 참고인 조사를 받고 온 조 후보를 겨냥, "내란 특검에 동조하면서 우리 당을 내란동조 세력이라고 내부 총질해선 안 된다"며 "우리 당 의원은 107명이다. 더 이상 분열하면 개헌 저지선 100석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이어 "당 대표가 되면 이재명 재판 계속 촉구 국민 서명 운동을 시작하겠다"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끝장 토론을 다시 한번 제안한다. 더불어민주당을 해산할 것인지 우리 국민의힘을 해산할 것인지, 끝장 토론해 반드시 이기겠다"고 공언했다.
장 후보는 "정치 특검은 망나니 칼춤을 추고 있고, 정청래는 내란 세력 척결을 운운하며 정당 해산을 입에 달고 있다"며 "그러나 정작 해산돼야 할 정당은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입법에 의해 헌법기관인 사법부를 장악하고 검찰을 해체하는 것은 법의 지배를 가장한 계엄"이라며 "민주당을 앞세워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이재명을 탄핵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조 후보는 "탄핵을 반대하고,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윤어게인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몰아내야 한다"며 "이런 해당 행위를 하는 훼방꾼을 몰아내지 않고선 우리 국민의힘에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을, 당원을 배신한 자는 정권을 민주당에 갖다 바친 윤 전 대통령"이라며 "우리가 이기려면 반드시 제대로 된 혁신과 인적 청산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지금 국민의힘에서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을 보라"며 "계엄에 찬성하고, 윤어게인을 신봉하는 한 줌의 극단 세력에 빌붙어 구차하게 표를 구걸하고 있다. 비루한 광대들에게 굽실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극우성향 인사인 전한길 씨를 겨냥해 "지난 전당대회에서 한 마리 미꾸라지가 난동을 부렸다. 그런데도 이 거짓 약장수를 끼고도는 사람들이 있다"고 꼬집은 뒤 "친길(친전한길) 당 대표, 윤어게인 당 대표를 세우면 어떻게 되겠나. 이재명 민주당이 파놓은 계엄 정당, 내란 정당 늪에 그대로 빠지는 것이고 우리 당을 이재명에게 스스로 갖다 바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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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울경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
최고위원 후보 연설에서도 '배신자론'을 둘러싸고 원색적 비난이 오갔다.
신동욱 후보는 "3대 특검이 우리를 내란 정당이라고 하는데 저항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스스로 무릎 꿇고 특검 앞에 나가 우리 동지의 등에 화살을 쏘는, 칼을 꽂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번 전대를 그런 불순한 세력을 척결하는 전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근식 후보는 "배신자라는 말을 가장 많이 쓰는 데가 조폭 집단과 북한 수령제 사회"라며 "우리 국민의힘은 국민에 대한 신뢰와 의리를 저버리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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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울경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후보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조경태, 장동혁, 안철수, 김문수 후보. /공동취재 |
이날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는 지난 8일 첫 연설회 당시와 같은 '극한 충돌' 양상이 이어졌다.
이날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 시작에 앞서 후보자들은 상호 비방·모함을 배격한다는 내용의 '공정경쟁 준수 서약'을 했지만, 행사는 초반부터 각 후보 지지자들의 욕설과 고성으로 얼룩졌다.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인사말에서 "원색적 비난과 욕을 하는 행위는 전당대회의 성숙한 모습에 맞지 않는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진행자 역시 "과도한 비방과 욕설 등 행사장 질서를 문란하게 만드는 분은 퇴장 등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고 경고했지만, 욕설과 고성은 멈추지 않았다.
찬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파 후보들의 연설 순서에서 장내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당 대표에 출마한 조경태 후보가 연단에 올라서자 반탄(탄핵 반대)파 당원들이 큰 목소리로 "배신자"를 연호했다. 이에 조 후보는 4분가량 연설을 하지 못한 채 양손을 들어 당원들을 진정시켜야 했다.
조 후보가 "우리 국민을 배신하고 우리 당원을 배신한 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라고 소리치는 순간, 좌중은 "미친X" 같은 욕설을 내뱉는 당원과 조 후보의 지지자들이 뒤섞여 아수라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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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울경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후보와 당 지도부가 단상에 올라 손을 맞잡고 있다. /공동취재 |
지난 연설회에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에게 배신자로 지목돼 야유받았던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의 순서에도 "꺼져라"를 외치는 반대파와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지지자 간에 고성이 오갔다.
지난 연설회에서 찬탄 후보들을 겨냥한 야유와 고성을 유도해 논란을 빚은 전씨는 이날 연설회에도 참석하려 했으나, 지도부가 전씨의 행사장 출입을 금지하고 비인가자 출입 통제를 강화하면서 장내에 들어오지 못했다.
전씨는 대신 행사장에서 약 8㎞ 떨어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으로 이동해 생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평당원으로서 지도부의 결정을 대승적으로 수용한다"면서도 "전한길이가 당헌·당규 어긴 게 뭐가 있나. 친한(친한동훈)파, 한동훈 이런 세력이 전한길을 내쫓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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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 부울경 합동연설회에서 경찰이 입구 경비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
이환수 기자 naewoe456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