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 "올해 20~50마리 찾아와 3쌍 번식에 성공 15마리 내외 새끼 옮겨가"
![]() |
팔색조가 소나무재선충 방재작업을 위해 소나무를 잘라 살충제로 훈증한 ‘재선충 소나무 무덤’ 위에 둥지를 틀었다. |
"무분별한 벌목 중단 · 번식지 조사 및 보존 대책 마련" 촉구
[시사코리아저널=정종민 선임기자] 환경단체인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이 지난 5월부터 8월 현재까지 거제남부관광단지 일원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팔색조를 조사한 결과, 올해 20~50마리가 찾아왔다고 밝혔다.
관찰결과 팔색조는 8개의 둥지를 지었고, 3쌍이 번식에 성공해 15마리 내외의 팔색조 새끼가 이소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거제 남부관광단지 예정지는 매년 10쌍 내외의 팔색조가 번식하는 집단 번식지라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지난해에는 한 바위에 팔색조 2쌍이 동시에 둥지를 짓고 알에서 깐 새끼를 키우는 등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 발견돼 언론에 보도되고 학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올해에는 소나무재선충 방재작업(2020년도)을 위해 소나무를 잘라 살충제로 훈증한 ‘재선충 소나무 무덤’ 위에 튼 둥지가 발견됐다.
이같은 현상은 관광단지 일원이 팔색조 번식에 매우 적합한 환경이며, 계속되는 번식지 훼손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극복하는 자연과 생명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 |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이 촬영한 팔색조 둥지와 팔색조 동영상 캡처 |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거제 남부관광단지 예정지에서 2023년도 번식 둥지 9개, 2024년도 번식 둥지 11개를 비롯해 6년간(19~24) 팔색조 둥지 47개를 확인했다.
올해까지 포함하면 관광단지 예정지 일원에서 55개의 둥지를 확인한 것이다.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이곳이 팔색조 번식지임을 객관적 자료로써 증명하며 보호를 요구하고 있으나 환경청, 거제시, 경남도 등은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거제시와 사업자는 전략환경평가서(2018년)에서 ‘팔색조 없다’, 환경영향평가서 초안(2020년)에서는 ‘12개 지점에서 15개체 확인했으나, 번식지나 서식지 아니다’, 환경영향평가서 본안(2022년)에서도 ‘번식지 없다’고 했다"면서 "재보완서(2023년)에서는 팔색조가 도래하지 않는 5월 11일 조사하고는 ‘없다’는 등 거짓으로 일관했음에도 낙동강환경청은 ‘거짓환경평가서’를 협의해 주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
국가유산청은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이 문제를 제기하자 지난 2023년 7월 현장 조사를 벌여 당해 번식 중인 팔색조 둥지 6개를 확인하고, 지난해 8월 거제시에 팔색조 보호 대책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낙동강환경청도 ‘환경영향평가서(보완서 및 재보완서 포함)와 평가 협의내용에서 제시한 대로 사업자는 공사 전 번식 여부를 확인하고 사업 시행으로 인한 개채수 감소, 서식지 및 번식지 훼손 등의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될 경우, 추가적인 저감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거제시는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끝났다며 ‘팔색조 번식지 보호 요청 수행 및 보호 대책 수립을 하지 못한다’고 답했다"면서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환경영향평가법 위반이다"고 지적했다.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환경부(낙동강유역환경청)와 경남도, 거제시, 국가유산청에 다시 한번 팔색조 번식지를 조사하고, 보존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환경영향평가 협의의견 및 문화재법 등에 따라 팔색조 보존 의무가 있는 거제시는 사업자에게 조사를 맡길 것이 아니라 직접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거제 남부관광단지 예정지 일원은 매년 재선충 방재를 위한 거제시의 무자비한 벌채로 숲의 울폐도가 낮아지고 건조화가 가속화됨으로써 팔색조를 비롯한 멸종위기종(대흥란, 거제외줄달팽이 등)이 서식하기에 점점 더 나쁜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면서 "이런 기관들이 멸종위기종을 훼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런 행위를 했다는 의심을 받지 않으려면 무분별한 벌목은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