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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민 칼럼] 경남 합천서 만난 '포스트 잠룡' 3인

기사승인 2020.10.05  21: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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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균 총리 · 김경수 경남지사 · 김태호 국회의원의 韜光養晦

정종민 / 시사코리아저널 편집국장

추석 명절 연휴가 시작되던 지난 9월 30일 경남 합천에서 '포스트 잠룡'으로 예상되는 3명이 자리를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정치권에서 보통 잠룡(潛龍) 하면 대통령에 출사표를 내기 전 인물을 일컫는다.
잠룡은 사전적 의미로 '아직 하늘에 오르지 못하고 물속에 숨어 있는 '용'(龍)을 지칭한다.
다시 말해 잠용은 물속에서 충분히 힘을 기르면서 승천(飛龍)할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성공자가 되기 위해서는 충분히 실력을 갈고 닦으면서 그 때를 기다려야 한다.
이때 필요한 실천덕목이 도광양회(韜光養晦)다.
즉, 칼날의 빛을 칼집에 감추고 어둠속에서 칼을 갈 듯이 자신의 뜻이나 재능을 밖으로 드러내지 말고 힘을 기르면서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현재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MBC가 지난달 28일 범진보 5명, 범보수 7명을 포함한 차기 대선주사 선호도를 공개했는데, 이낙연 대표는 26.4%, 이재명 지사가 23.2%였다.

야권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6.8%), 홍준표 무소속 의원(5.5%), 오세훈 전 서울시장(3.1%), 심상정 정의당 대표(2.3%),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1.8%),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1.7%), 원희룡 제주지사(1.7%),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0.9%),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0.8%)  순이었다.

KBS의 지난달 30일 조사에선 이재명 지사 26.2%, 이낙연 대표 21.6%였다.
야권은 홍준표 의원(5.8%), 안철수 대표(4.6%), 오세훈 전 시장(3.5%), 황교안 전 대표(2.3%), 유승민 전 의원(1.9%), 원희룡 지사(1.6%), 심상정 대표(1.4%), 김부겸 전 의원(0.4%) 순으로 뒤를 이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달 30일 오후 3시 지난달 6~8일 쏟아진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합천군을 방문해 수해현장 일원을 둘러보며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김경수 경남지사, 김태호 국회의원과 함께 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차기 대선과 관련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름을 올리지 않는 인물들이 있다.

내년 3월 쯤이면 대선 도전장을 내밀며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세균 국무총리다.
정 총리는 한마디로 '대통령 빼고는 다 해 본' 인물이다.
대기업 임원 출신의 6선 의원에 원내대표, 당대표와 장관, 국회의장에 이어 국무총리에 이르기까지 현존하는 정치인 중 가장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정 총리에게 사실상 남은 목표는 대통령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 총리는 임명 당시에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에서 행정부의 2인자가 된다는 점에서 ‘역주행’ 논란을 일으키면서까지 총리직을 수용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그의 대선 출마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우처럼 총리는 주요 대선주자로 발돋움하는데 징검다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사회생활을 쌍용그룹에서 시작해 상무이사로 퇴직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해 여권 대선 후보들 가운데는 드물게 경제통 이미지가 있다.

정 총리는 호남(전북 진안) 출신이어서 민주당 후보로서 ‘호남 대망론’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고향인 호남에서 4선을 한 뒤에는 과감하게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에 출마, 재선에 성공했다.
종로에서의 상대는 홍사덕 전 국회부의장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었다.
호남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입증한 셈이다.

'미스터 스마일'이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로 그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당내에 만만찮은 계보를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적어도 의원 계보만 놓고 보면 여권내 선두그룹이다.

안정감을 주는 언행과 풍부한 행정경험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같은 거대 잠룡이 합천에 나타난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30일 오후 3시 지난달 6~8일 쏟아진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합천군을 방문해 율곡면 낙민배수장과 건태배수장 수해현장 일원을 둘러보며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그동안의 고충을 위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달 30일 오후 3시 지난달 6~8일 쏟아진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합천군을 방문해 수해현장 일원을 둘러보며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김경수 경남지사, 김태호 국회의원과 함께 하고 있다.

이 자리에 자리를 함께 한 여권의 또 한명의 잠룡이 있다.
바로 김경수 경남도지사다.

현재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인해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김 지사에 대한 선고는 11월 6일 이뤄질 전망이다.
이 재판 결과에 따라 여당의 대선 구도는 크게 변할 가능성이 크다.
김 지사는 이른바 친문진영이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김 지사가 만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는다면, 곧 바로 대권주자로 탄력을 받아 부상하면서 정치적 상황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과거 이재명 경기지사가 사법족쇄를 풀고 난 뒤 차기 지지율이 급상승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김 지사 역시 비슷한 상황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달 30일 오후 3시 지난달 6~8일 쏟아진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합천군을 방문해 수해현장 일원을 둘러보며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김경수 경남지사, 김태호 국회의원과 함께 하고 있다. 사진은 김 의원이 피해상황을 설명하는 모습.

이날 정 총리, 김 지사와 자리를 함께한 나머지 잠룡 1인은 무소속 김태호 국회의원(산청·함양·거창·합천)이다.

경남에서 보수진영의 대표주자격인 김태호 의원은 국회의원 보좌관을 시작으로 민선 거창군수와 경남도지사를 지냈다.
국무총리 후보로 낙점됐으나, 청문회 과정에서 사퇴한 이력도 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숨결이 있는 김해에서 국회의원에 도전해 재선에 성공한 인물이다.
당의 요구에 의해 적지로 불리는 김해 입성에 성공했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경남도지사 출마의 부름을 받고 기꺼이 수락했지만 김경수 지사에게 패했다.
선거에서 한 번도 패배한 경험이 없는 김 의원의 첫 패전이었다.

그렇지만 이번 도지사 선거는 당의 요청에 의해 외국에서 갑자기 귀국해 준비되지 않은 출마였으며, 민주당 광풍 속에서 징집된 '기울어진 운동장 선거'에서의 패배라는 정치권의 분석이 나온다.

이번 총선에서 다른 지역구의 험지 출마를 요구받았으나, 결국 탈당해 무소속으로 자신의 고향인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에서 금배지를 다시 달았다.

국민의힘이 권성동 의원에 대한 재입당을 승인하면서 무소속 김태호 의원도 복당 신청서를 경남도당에 제출한 상태다.
따라서 김 의원의 복당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 당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 의원 역시 "서두르지 않고 시간을 두고 기다리겠다"고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김 의원이 복당할 경우, 국민의힘 대권구도에도 많은 변화를 불러 올 것으로 예상된다.
훤칠한 키와 마스크, 특유의 친화력 등을 겸비한 김 의원의 대권레이스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달 30일 오후 3시 지난달 6~8일 쏟아진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합천군을 방문해 수해현장 일원을 둘러보며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김경수 경남지사, 김태호 국회의원과 함께 하고 있다.

정 총리와 달리 김 지사와 김 의원은 아직 50대여서 차차기를 노릴 수도 있다.
차기 대선 도전에 실패하더라도, 최대한의 예열과정을 거치며 인지도 등 주가를 상승시킨 다음 차차기 대선을 조준하는 전략도 가능하다.

이날 합천에서 만난 이들 3인의 잠룡은, 아직 레이스에 돌입하지 않은 탓인지 서로에게 덕담을 건네는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정 총리는 합천군수와 주민들의 건의 등에 대해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많은 상황을 여러차례 전달받아 잘 알고 있다"는 등 여러차례 김 지사를 호칭하며 예우했다.
정 총리는 또 김 의원에 대해서도 "지역구가 늘었지(합천 포함) 않느냐"고 관심을 보이며, 주민들을 향해 "많은 고생을 하셨지만, 훌륭한 분을 지역 의원으로 두셨다"고 두둔하기도 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정 총리를 향해 "추석 연휴인데도 합천을 찾아 주셔서 감사하다"며 "경남도에서도 피해 조사방법 등에 대해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많은 협의를 총리실 등과 하겠다"고 정 총리에게 무게감을 실었다.

이 지역에 지역구를 둔 김태호 국회의원은 "추석 연휴인데도 총리께서 직접 피해 현장에 찾아 오신 것을 보면 민생을 챙기는 의지가 돋보인다"면서 "국회의원을 같은 상임위원회에 활동하면서 느꼈던 정세균 총리는 허언하지 않는 분, 신뢰 그 자체인 분이다"고 치켜세우며 주민들에게 박수를 부탁하기도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달 30일 오후 3시 합천군 수해현장 도착 직전, 김경수 경남지사와 김태호 국회의원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앞서 김 지사와 김 의원은 정 총리 도착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상당 시간 귓속말을 주고받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전 · 현직 경남지사로서의 다정스런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합천에서 마주한 정세균 국무총리와 김경수 경남지사, 김태호 국회의원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도광양회(韜光養晦)하며 승천을 준비할 지 지켜볼 대목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달 30일 오후 3시 합천군 수해현장 도착 직전, 김경수 경남지사와 김태호 국회의원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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