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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호 칼럼] 일반 대학 군사학과 제도적 운영의 혁신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

기사승인 2024.02.02  15: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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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학과의 교육과정을 취업 경로에 맞춘 전공 트랙제 운영의 필요성 제기

엄정호 /대전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2023년도 전국 대학의 학군장교후보생(ROTC) 모집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언론 보도가 작년 말에 사회에서 이슈가 된 바 있다. 

지난해 7월에 국회에 제출한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육군 학군단을 운영하는 전국 108개 대학 중 54개 대학이 정원 미달 상태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2023년 전반기 학군장교후보생 지원 경쟁률이 역대 최저인 1.6대 1로, 창군 이래 처음으로 추가 모집을 진행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군 관련 전문가들은 학군장교후보생 지원 기피 이유로 초급 간부의 낮은 임금, 열악한 군복무 환경, 낮은 장기복무 선발율, 사회진출 시 군간부의 가산제도 부재 등을 지적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 병사 복무기간 단축 및 봉급 인상, 병사 휴대폰 사용 및 주중 외출 시행 등 획기적으로 병사 복무환경과 처우가 개선되고 있는 반면에 초급장교의 복무환경 및 처우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MZ 세대들이 군인, 공무원 등의 직업군보다는 민간분야에서 취업하려는 직업 선호도의 변화도 한 몫 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비단, 대학에서 학군장교후보생 모집만 난항을 겪고 있겠는가? 초급장교를 배출하는 대학의 군사학과는 현실은 어떻겠는가? 

몇 년 전까지만해도 대학의 군사학과는 그 대학의 브랜드 학과로 모집률이나 취업률 측면에서 효자 학과의 역할을 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동안 지원율이 급감하면서 몇몇 대학은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기초 훈련에 참가한 초급간부생

이는 MZ 세대들이 취업 신호도의 변화도 있을 수 있겠지만, MZ 세대들이 군사학과에 관심을 갖을 수 있게 할만한 잇점을 대학이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군협약 군사학과의 경우에 예전에는 입학과 동시에 4년간 전액 장학금 지급, 재학 중 국내·외 안보 연수, 군 병영체험 및 훈련 등으로 타 학과에 비해 다양한 혜택이 많았지만, 현재의 MZ 세대들에게는 이러한 제도가 혜택이 아닌 족쇄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장학금을 받음으로써 의무복무 기간이 추가로 4년이 늘어나고 병영체험이나 훈련 등은 자유로운 방학 생활에 장애가 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MZ 세대들이 군사학과에 다시 눈을 돌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대학이 혁신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기존의 군사학과 운영 틀을 과감히 탈피하고 대학의 혁신적인 교육 운영의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우선, 군사학과 졸업 이후에 다양한 취업군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획기적인 개선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졸업 이후에 특정 군장교로 진출한다기보다는 육·해·공군과 해병대 장교로 진출할 수 있도록 군장교 진로 폭을 넓혀야 하며, 군장교뿐만 아니라 군무원(공무원 포함), 방위업체 등 다양한 취업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군사학과의 교육과정을 취업 경로에 맞춘 전공 트랙제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군장교 트랙, 군무원(공무원) 트랙, 방위산업체를 비롯한 민간기업 트랙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더불어 전공 트랙에 맞춘 교과목 변경과 교수 채용도 이루어져야 한다. 

두 번째는 학·석 연계과정, 석·박 연계과정 등을 개설하여 학생들이 전공 트랙의 학문을 보다 심층있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군 또는 안보관련 연구소(원)로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학이 군사학과라는 학과 명칭을 대학이 특별하게 고집할 이유가 없다면, 전공 트랙이나 취업 경로를 고려한 학과명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

군 협약 군사학과의 경우에는 협약 군이 MZ 세대들을 군사학과로 다시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도록 교육 운영에 대한 자율권 보장과 전폭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대학의 학과 운영을 절대적으로 대학에 일임하고 군사학과 학생 대상 사관학교(3사관학교)나 학군장교후보생에게 지급하는 지원비(품위 유지비, 부교재비, 역량강화비 등) 지급, 장기복무 선발률 확대 및 보장, 5년차 전역 기회 부여, 석·박사 진학을 위한 임관 유예 제도 등이 있을 수 있겠다. 

이제는 대학도 MZ 세대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명확하게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 실행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도록 운영해야 한다. 

특히, 군사학과의 절도있고 패기있는 멋스러운 학과 이미지가 MZ 세대들에게는 대학 생활의 자유를 제한하는 라떼 이미지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MZ 세대들의 관심을 다시 군사학과로 끌어올 수 있도록 보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교육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겠다. 

시사코리아저널 webmaster@koreajn.co.kr

<저작권자 © 시사코리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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