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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봉쇄 vs 美 역봉쇄'···호르무즈 위기, 충돌이냐 반전이냐

기사승인 2026.04.13  14: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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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오일머니 차단하고 해협통제하려는 트럼프 승부수···이란, 강경기조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쿠바 미사일 위기' 돌파한 케네디 사례 재판될지, 충돌 격화할지 갈림길

전세계 원유와 천연가스 물동량의 20% 이상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2월28일(현지시간) 개전 이후 이란이 강도를 달리해가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이어온 상황에서 미군은 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군은 "이란 항구 외의 항구를 출발지나 목적지로 하는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데 대해선 항행의 자유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타깃이 이란산 원유를 수출하는 데 사용되는 유조선이나 앞으로 이란에 무기나 물자를 제공할 수 있는 중국, 러시아 등 제3국의 선박을 차단하는 데 있음을 분명히 했다.

미군은 1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등에서 해상봉쇄를 단행한 적이 있으며, 존 F. 케네디 행정부때인 1962년 10월 '쿠바 미사일 위기'때 해상봉쇄라는 표현 대신 '해상 격리'를 의미하는 '쿼런틴'(Quarantine)이라는 용어를 쓰면서 사실상의 해상봉쇄에 나선 바 있다.

해상봉쇄는 전시 또는 준전시 상황에서 해군을 동원해 적국의 군함이나 상선의 통행을 차단함으로써 적국의 보급로를 끊는 조치여서 당하는 나라 입장에서는 그것을 '전쟁행위'로 간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국제법적으로도 전쟁행위로 간주된다.

이란에 대해 해상 봉쇄 카드를 꺼내 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중은 주말 파키스탄에서 열린 종전회담이 '노딜'로 끝나면서 조성된 종전 협상의 교착 국면에서 이란의 주요 자금원을 차단해 압박 수위를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개전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해 제3국 선박의 해협 통과를 제한하면서도 자신들의 원유 수출을 위한 선박의 통항은 허용해왔는데, 이를 차단함으로써 해협 봉쇄가 미국경제를 포함한 국제 경제에 타격을 줄 뿐 아니라 이란 경제의 숨통까지 막는 격이 되도록 하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이란의 '카드'인 호르무즈 봉쇄를 일단 미국과 이란이 각각 사용할 수 있는 카드로 만들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이를 통해 최소한 협상에서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앞으로 상황에 따라 이번 전쟁의 마지막 '승부처'가 되고 있는 호르무즈의 통제권을 이란으로부터 빼앗음으로써 '결정타'를 날리겠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일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 근해의 상선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대해 이란은 강경한 입장을 밝혀둔 상태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매체인 세파뉴스에 따르면 혁명수비대 해군 사령부는 12일 "호르무즈 해협의 모든 선박 통행은 이란 군 당국의 완전한 통제하에 있다"며 "적들이 단 한 번이라도 오판한다면 해협은 그들을 집어삼킬 죽음의 소용돌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미군의 봉쇄 조치가 한국시간 13일 밤 11시를 기해 실질적으로 시작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군(이슬람혁명수비대 포함)과 미군에 의한 '이중의 봉쇄'가 가동되면서 해협은 언제든 양국간 교전이 발생할 수 있는 '일촉측발'의 화약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양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충돌'로 치닫을지, 지난 7일 '2주 휴전' 합의때처럼 막판에 서로 핸들을 꺾으며 충돌을 피함으로써 대화의 동력을 되살릴지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실행키 위해 미 군함이 호르무즈로 접근하는 상황에서 이란이 공격에 나서고, 미국이 재반격에 나설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악화의 소용돌이로 빠져들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충돌에는 양국 모두 상당한 리스크가 따를 것임을 미국과 이란 모두 인식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으로서는 파상공세를 이어오던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을 택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를 제공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걸고 미국과 충돌했다가 자칫 그 통제권을 상실할 경우 대미 협상의 핵심 지렛대를 상실할 수 있다. 그럴 경우 미국으로부터 제재 해제와 불가침 약속을 받아내겠다는 목표도 '일장춘몽'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미국도 호르무즈 통제권을 단시간에 장악하는 '완승'이 아니라면 호르무즈 긴장 악화에 따른 유가상승 등 경제적 파장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금도 여러 여론조사에서 찬성보다 반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난 '인기없는' 전쟁이 호르무즈 상황 악화 속에 장기화의 수렁에 빠질 경우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두통거리가 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때문에 양측이 고조된 긴장 상황을 회피할 '타협'을 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미소 핵전쟁 리스크'까지 거론됐던 케네디의 해상봉쇄 결단이 튀르키예 소재 미군 탄도 미사일 기지 철수라는 양보 조치와 맞물리며 쿠바 미사일 위기의 봉합으로 귀결됐던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봉쇄 카드가 '파키스탄 노딜'로 약화한 '외교'의 동력을 다시 살려내는 '반전'으로 이어질지도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시사코리아저널 webmaster@koreajn.co.kr

<저작권자 © 시사코리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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