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엄정호 /대전대학교 교수 |
몇 년 전부터 주말마다 가끔 찾아가는 보육원이 있다. 수원 광교산 자락에 자리를 잡은 그 아동양육시설은 한국전 당시 전쟁고아들을 집에서 보호하기 시작하면서 설립되었으며, 지금은 위탁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다.
그곳에는 영유아부터 9세 이하 아동까지 약 30명이 있다. 가장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시기인데, 보호시설에서 지내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픈 게 아니라 쓰라리기까지 하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시대가 이렇게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보호 아동의 숫자가 그렇게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육원에 도착하면, 아이들이 이용하는 보육시설을 청소한다거나 아이들 식사를 위한 식재료를 다듬는 일을 한다. 가끔은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기도 한다.
때로는 일주일 몇 번씩 와서 봉사하는 청년과 함께 팀을 이루어 봉사할 때도 있다. 그 청년은 몇 년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오는 대학생인데, 볼 때마다 얼마나 기특하고 대견한지 모른다.
주말에는 인근 지역의 봉사단체와 기업들이 후원 물품을 보내주거나 직접 와서 미용 봉사, 시설물 수리, 놀이동산 인솔 등의 봉사활동을 한다.
어떨 때는 엄마와 아들, 딸이 함께 와서 봉사하는 가족도 있다. 그 가족을 보면서, ‘언젠가는 그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으면 다시 그 자녀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오지 않겠는가?’하는 흐뭇한 상상을 하기도 했다.
1년 전 즈음인가? 그곳에서 근무하시는 복지사분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봉사나 후원이 내가 생각한 만큼 많지 않다는 사실에 적지 않게 놀란 적이 있다.
특히, 경제가 어려울 때는 그마저도 확연히 줄어든다고 한다. 물론, 정부에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겠지만, 그것만으로 아이들을 돌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학 강단에 서는 나는 가끔 멘토링 시간에 학생들에게 그 보육원에 대해서 이야기하곤 한다.
풍족한 사람은 풍족함을 누리는 것보다 나누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해 준다. 사회는 혼자 유아독존처럼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라는 테두리에 이웃과 함께 어울려 사는 공동체이기에 가끔은 옆을 보고 뒤도 돌아보면서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
리고 어울려 사는 것은 내가 갖고 있는 물질을 아주 적더라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고 나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이웃에게 내어주면 된다고 말해 준다.
그러면 그것을 받은 사람들은 또 다른 사람들에게 그렇게 할 것이고 그것을 본 사람들 역시 따라서 하게 될 거라고 말해 준다. 그게 바로 선한 나비효과일 것이다.
선한 나비효과! 우리가 행한 아주 사소한 작은 선행이 시간이 지나면서 주위로 확산되어 예상치 못한 엄청난 선한 결과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말이다.
가끔 졸업한 학생들이 멘토링 시간에 내가 한 이야기를 듣고 후원을 신청했다고 연락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주위에도 이야기하고 있다고. 이 이야기를 들으면, 나는 앞으로 후원한다거나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최소한 늘어나지는 못할망정 줄어들지는 않을 거라 스스로 확신하곤 한다.
우리 사회가 더불어 사는 건강한 사회가 되려면 우리 스스로가 나눔의 근원이 되고 통로가 되어 나비효과를 일으켜야 한다.
나 자신부터 선행을 실행하고 이웃으로 흘려보내는 통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면 언젠가는 정말 언젠가는 보육원으로 오는 아이들이 줄어들지 않겠는가?
시사코리아저널 webmaster@koreaj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