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지자들과 보수단체 회원들 상반된 구호 외치며 한때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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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수감을 앞두고 창원교도소 정문 앞에서 자신의 심경을 밝히고 있다. |
[시사코리아저널=정종민 선임기자]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법원의 판결이 내려진 이상, 제가 져야 할 짐은 온전히 제가 지고 가겠다"는 마지막 메시지를 남기고 창원교도소에 수감됐다.
지난 21일 대법원이 징역 2년 형을 최종 선고한 이후 5일 만이다.
김경수 전 지사는 26일 정오를 조금 넘겨 경남지사 관사를 나와 창원교도소에 12시 50분쯤 도착했다.
대검으로부터 김 전 지사 형 집행을 위임받은 창원지검이 26일 오후 1시까지 김 전 지사에게 출석할 것을 지난 22일 통보한 것이 따른 것이다.
김 전 지사는 승용차를 타고 교도소 정문 안으로 들어간 뒤 잠시 뒤 나와 포토라인에서 "진실을 밝히지 못했다고 해서,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 바뀔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며 "외면당한 진실이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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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수감을 앞두고 창원교도소 정문 앞에서 자신의 심경을 밝히고 있다. |
그는 이어 "험난한 길을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고, 함께 비를 맞아준 그 마음을 잊지 않겠다"며 "남은 가시밭길도 차근차근 헤쳐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는 경남도민, 공직자들에게는 감사의 인사와 도정을 마무리하지 못한 아쉬움도 전했다.
그는 "지난 3년 경남 도정을 지켜준 도민, 공직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완전히 새로운 경남, 더 큰 경남을 위해 시작한 일을 끝까지 함께 마무리하지 못해 참으로 안타깝고, 송구하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없더라도 경남, 부울경,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잘 마무리되도록 마지막까지 힘을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제게 주어진 2년의 시간을 묵묵히 인내하고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교도소로 들어갔다.
정문을 들어간 뒤 측근들과 인사를 나눈 뒤 부인과는 포옹을 하고 대기한 차량을 타고 입감 수속을 받기 위해 이동했다.
한편, 김 전 지사는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후 77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따라서 대법원이 확정한 징역 2년에서 구속기간 77일을 제외한 남은 형기를 마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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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수감을 앞두고 창원교도소 정문 앞에서 자신의 심경을 밝힌 뒤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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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창원교도소 정문을 통과해 임감절차를 위해 이동하면서 부인과 포옹을 하고 있다. |
■ 창원교도소 주변 이모저모
김경수 전 지사가 재수감되는 창원교도소 정문 앞에는 오전부터 전국에서 모인 지지자들과 보수단체 회원 등 100여명이 나와 김 전 지사를 기다렸다.
지지·반대단체는 도착 1시간 정도 전부터 교도소 입구 도로를 중심으로 좌우로 펼쳐져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이들을 통제하는 데 애를 먹으며 혼란스러운 상황이 펼쳐졌다.
김 전 지사 지지단체인 '김경수와 미소천사' 100여명은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진실은 숨길 수 없다' 등 손팻말을 흔들며 "진실은 승리한다", "김경수 무죄" 등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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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지사 지지단체인 '김경수와 미소천사' 100여명은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진실은 숨길 수 없다' 등 손팻말을 흔들며 "진실은 승리한다", "김경수 무죄" 등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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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단체인 '대한민국 애국순찰팀' 20여명은 '여론조작은 중대 범죄, 집권 세력은 응답하라'는 현수막을 들고 "청와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2시 50분쯤 김 전 지사가 탄 차량이 도착하자 욕설과 고성, 구호 등이 뒤섞이며 현장은 순간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통곡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전 지사는 차 뒤편에 앉아 창문을 열고 지지자들에게 고개를 가볍게 숙이며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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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승용차를 타고 창원교도소에 도착하고 있다. |
반대단체 한 회원은 김 전 지사 차에 욕을 하며 뛰어들다 경찰에 의해 제재당하기도 했다.
김 전 지사가 교도소 앞에서 기자들의 취재에 발언하는 동안에도 이들 단체의 구호는 계속 이어졌다.
김 전 지사의 말이 가까이서도 들을 수 없을 정도였다.
이 과정에서 감정이 격해진 두 단체 회원들이 서로를 향해 'X 소리 하지 마라' 등 욕을 퍼부으며 충돌할 뻔했으나 경찰 통제로 현실화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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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창원교도소에 도착 직전 교도소 정문앞 모습. |
김 전 지사가 교도소로 들어간 뒤에도 이들은 끝까지 손을 흔들거나 손팻말을 들어 배웅했다.
지지자들은 교도소 철문을 사이에 두고 오열하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국회의원(경남 김해시을)이 김 전 지사가 교도소에 들어간 뒤에도 눈시울을 붉힌채 멍하니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지수 · 신상훈 경남도의원 등 지방 정치인들도 이 자리에 함께 했다.
한편, 경찰은 인력 250여명을 투입해 현장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통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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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창원교도소로 들어간 후 눈시울이 붉어진 채 멍하니 서 있는 김정호 국회의원. |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