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단체 노숙농성 중단에···소녀상 100m 밖으로 밀려난 제1710차 수요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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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부근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가 거짓이라 주장하는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국민계몽운동본부 등이 주최한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시사코리아저널=정종민 선임기자] '평화의 소녀상'을 10년간 가까이 지키던 진보성향 시민단체의 노숙 농성이 끝나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가 거짓이라 주장하는 강경 우익단체들이 일장기를 들고 소녀상 옆자리를 차지했다.
23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일대에선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1천710차 정기 수요시위와 이들에 맞선 반대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소녀상의 양옆은 일장기와 태극기를 든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국민계몽운동본부 등 우익단체들이 자리했다. 2015년 12월부터 이곳을 밤낮으로 지켜오던 '반일행동'이 경찰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수사에 항의하며 철수하자, 선순위 집회 신고자인 우익단체들이 이곳을 차지한 것이다.
우익 집회 참가자 약 25명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단 1명도 없다', '위안부 사기 이제 그만' 등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소녀상도 위안부도 대국민 사기', '위안부는 성매매 여성'이라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위안부 문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거짓말"이라는 등 폄훼성 발언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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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부근에서 열린 정의기억연대 1천710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이 일본의 공식사죄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정의연과 시민 등 약 120명은 이날 국세청 옆 도로에 자리를 잡았다. 무대를 기준으로 소녀상과 약 100m 떨어진 거리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2019년부터 수요시위를 방해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부정하며 피해자들을 모욕하고 공격해온 자들의 망동이 끝날 줄을 모른다"며 우익단체를 규탄했다.
이 이사장은 "오랜 세월 평화의 소녀상을 지켜온 반일행동이 집회를 접는다고 하자 기세등등 '우리 자리를 되찾았다'며 큰소리치는 극우 인사들의 패악질을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이냐"고도 외쳤다.
소녀상 건너편에서는 일부 수요시위 참가자가 "친일파, 매국노" 등을 외치며 항의했다. 경찰이 양측을 바리케이드로 분리하면서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인권위는 지난 4월 수요시위가 반대 집회 측의 방해를 받지 않도록 경찰이 적극 개입할 것 등을 권고한 바 있다.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