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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코리아저널=경북취재본부] 제35회 충담재(忠談祭)가 13일 오후 1시 경주 첨성대 잔디광장에서 경주시민과 전국의 차인(茶人), 불교계, 관광객이 함께한 가운데 성대히 봉행됐다.
(사)신라문화원(원장 진병길)이 주최하고, 경주예다원과 우리차문화연합회 나정다례원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경주시와 불국사, 경주국립공원사무소, (재)대한불교진흥원, 한국불교대학大관음사 감포도량, (재)보덕학회 등 다수의 기관이 후원하여 불교와 차 문화가 어우러지는 전국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 여는 마당 – 하늘빛 속에 울려 퍼진 충담스님의 음성
행사는 서라벌농악단의 흥겨운 길놀이로 막을 올렸다. 사회를 맡은 울림문화예술원 배만식 원장은 인사말에서 “행사 전까지 내리던 비가 그치고 맑게 갠 하늘은 마치 충담스님의 청정한 음성이 허공에 울려 퍼지는 듯 우리 마음을 환히 밝히고 있다”며, 자연이 빚어낸 장엄한 배경 속에서 충담재가 시작됨을 강조했다.
이어 “신라 천년의 숨결이 깃든 이 자리에서 차와 불심이 하나 되어, 모두가 ‘답게’ 살아가기를 다짐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본 행사의 막을 열었다.
◈ 추모식 – 의식과 공양으로 기리는 숭고한 뜻
추모식은 우리차문화연합회 나정다례원의 육법공양으로 시작되었다. 최나윤 원장의 지도 아래 회원들이 정성을 다해 여섯 가지 청정한 공양을 올리며, 차와 함께 맑은 마음을 바치는 전통의례가 봉행됐다.
이어 수암사 주지 성천 스님(신라문화원 이사)의 집전으로 종사영반이 봉행됐고, 대중은 의상조사의 법성계를 함께 염송하며 선대 고승의 뜻과 불법의 공덕을 기렸다.
추모사에서는 불국사 종천 주지스님을 대신한 성광 교무스님은 “충담스님의 차 공양은 단순한 음용이 아니라 백성을 위로하고 나라의 평안을 기원한 자비의 실천이었다”고 강조하며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모두가 차 향기 속에서 보리심을 일으켜 ‘답게’ 살아가는 삶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일깨웠다.
◈ 충담상 시상 – ‘답게 사는 삶’을 실천한 공로
이날 충담재에서는 차문화 발전과 충담스님의 정신 확산에 기여한 공로로 나정다례원 최나윤 원장과 경주예다원 손명희 지부장이 충담상을 수상했다.
진병길 원장은 시상하며 “충담스님의 ‘답게 사는 삶’ 정신을 생활 속에서 실천한 두 분의 헌신이 충담재를 더욱 풍요롭게 빛냈다”고 치하했다.
◈ 축사와 인사말 – 오늘에 되살아난 신라 천년의 정신
주낙영 경주시장을 대신하여 임동주 문화관광국장은 “충담재는 신라 천년의 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경주의 위상을 세계 속에 다시 빛내는 행사”라며 다가올 APEC 정상회의와 함께 경주가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로 도약하기를 기원했다.
또한 경주시의회를 대표해 임활 부의장은 “〈안민가〉의 화합 정신이 오늘 우리 사회에도 새롭게 울려 퍼지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진병길 신라문화원장은 인사말에서 “1989년 첫 회를 시작으로 오늘 35회를 맞은 충담재는, 신라 고승 충담스님의 숭고한 뜻과 불교 철학, 그리고 차 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는 전통 축제로 성장했다”며 “앞으로도 시민과 관광객이 차 향기와 불심 속에서 ‘답게 사는 삶’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충담재를 한국을 대표하는 차문화 축제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 헌다·헌악·헌화 – 청정한 발원과 예술의 선율
이어서 열린 헌다(獻茶)에는 예다원, 나정다례원, 원광대학교 차문화경영학과, 울산다도예절협회, 한국불교대학大관음사 감포도량 등 전국 차 단체가 참여하여 충담스님의 뜻을 기리는 청정한 발원을 바쳤다.
특히 서라벌정가단 허화열 단장이 헌악을 봉헌하며 정가의 청아한 음성으로 〈안민가〉를 노래하자, 충담스님의 가르침과 ‘답게 사는 삶’의 철학이 예술의 선율 속에 되살아났다. 이어 성광 교무스님과 성천 스님, 진병길 원장, 주요 내빈들이 차례로 헌화하여 충담스님의 고결한 뜻에 공경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예다원 중앙회가 오성헌공다례를 시연하며, 차 한 잔 속에 담긴 ‘안민’의 서원을 오늘에 되살리는 장엄한 의식을 봉헌했다.
◈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문화 향연
추모식을 마친 후 열린 제2부 충담예술제에서는 국악밴드 새라온, 한국향가문화예술원, 블루어쿠스틱이 함께 무대에 올라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감동적인 공연을 선사했다.
한편 행사장 곳곳에서는 들차회와 더불어 다식·떡 만들기, 금관 만들기, 신라 의복 체험, 차도구 전시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차와 문화가 어우러진 풍성한 시간을 시민과 관광객에게 제공했다.
◈ 충담재의 의의 – ‘답게 사는 삶’의 철학
충담재는 단순한 문화행사가 아니라, 충담스님이 〈안민가〉에서 노래한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백성은 백성답게”라는 가르침을 오늘에 되새기고, 불교철학의 자비와 청정의 정신을 현대 사회 속에서 다시 일깨우는 자리이다.
천년 전 충담스님의 발원이 오늘의 경주에서 되살아난 제35회 충담재는, 차와 불심이 어우러진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축제로서 경주의 위상을 드높이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경북취재본부 pro12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