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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원호 /합천군 환경위생과장 |
합천 정양늪이 경남도 대표 생태관광지로 3회 연속 재지정됐다.
2020년 처음 지정된 이후 2023년에 이어 2026년에도 다시 이름을 올리며 경남을 대표하는 생태관광지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정양늪의 진정한 가치는 몇 번의 지정이나 평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정양늪은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키며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으로 존재해 왔다.
한때 정양늪은 습하고 벌레가 많은 곳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물이 있는 곳이니 습하고, 자연이 살아 있으니 각종 생물이 찾아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러한 모습이 오히려 정양늪의 가치를 바라보는 데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이제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정양늪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정양늪을 천천히 걷다 보면 계절마다 달라지는 습지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여름철에는 넓은 잎을 수면 위에 펼친 가시연꽃이 모습을 드러내고, 물가에는 갈대와 다양한 수생식물이 어우러진다.
계절이 바뀌면 습지를 찾는 새들도 달라진다. 물가에 옹기종기 모여 쉬거나 먹이를 찾는 새들의 모습은 정양늪이 다양한 생명에게 쉼터이자 삶의 터전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면 금개구리의 독특한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물 위로는 대모잠자리가 날아다닌다.
흔히 습지라고 하면 모기와 같은 벌레를 먼저 떠올리지만, 정양늪에는 도시에서 쉽게 보기 어려워진 잠자리와 다양한 곤충이 살아가며 서로 어우러져 생태계를 이룬다.
계절이 되면 큰고니와 기러기가 찾아와 습지의 풍경을 채우고, 운이 좋다면 정양늪의 대표적인 포유류인 수달을 만나는 특별한 순간도 경험할 수 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수달은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정양늪을 찾는 이들에게 더욱 반가운 존재다.
오랜 시간 정양늪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수달은 이곳의 건강한 생태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생명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은 자연이 어느 한 생명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가 불편하게만 생각했던 작은 곤충조차 다른 생명에게는 필요한 존재이며, 그 생명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보전하는 일은 결국 우리 삶의 터전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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