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O도 빙의(憑依, Possession)를 질병으로 분류···영적인 질병 인정
만재 스님 |
‘빙의’란 무엇인가?
요즘은 워낙 유명한 말이라 한 번쯤 들어봤으리라.
나와는 동떨어진 것 같지만, 우리 주변 어딘가에는 이로써 고통받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병이 빙의이다.
빙의(憑依)라는 단어를 보면 ‘서늘할 빙(憑), 의탁할 의(依)’ 즉, 영가가 산 자에게 붙는 것을 빙의라 한다.
그렇다면 과연 귀신이란 존재는 있는가라는 문제에 봉착한다.
혹자는 귀신이란 게 어디 있냐고 반문할 것이고, 혹자는 존재한다고 할 것이고, 혹자는 귀신이란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라는 중립적 견해도 있을 것이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빙의 즉 퍼제션(Possession)을 질병으로 분류한 것으로 보면 어느 정도 영적인 질병을 인정한 것이라고 본다.
인간이나 동식물 등 모든 존재 하는 것은 태어나면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사람이 병이 들어 신음하는 데에는 모두 원인이 있다.
질병은 셀 수 없이 다양하나, 크게는 세 종류로 구분해볼 수 있다.
첫째는, 지수화풍(地水火風)의 부조화로서 몸에 질병이 생긴다.
둘째, 영적 질병(빙의로 인해 생긴 병)이 있다.
셋째는, 전생의 업(業:카르마)으로 인한 병이다.
사람이란 몸과 마음과 기운으로 이루어진 것이고, 귀(鬼)란 몸은 사라지고, 마음 체만 남은 존재를 귀 즉 영혼이라 한다.
첫 번째 병은 몸의 병이라 현대의학의 도움이 필요하고, 두 번째 병은 영적 장애로서 생긴 병이니, 영적 치료 능력을 갖춘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세 번째 병은 업(業: 카르마)으로 인해 생긴 병이니, 종교적 수행이나 혹은 신의 가피를 받아 치유될 수 있다.
세상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믿기 힘든 일이 태반이다,
짧은 인간의 시각으로는 측량 못 하는 일이 너무도 많다. 이 빙의 이야기도 그중 하나다.
영문도 모르고 아무리 병원에 다녀도 차도가 없는 것은 거의 빙의로 인한 병일 수 있다.
이것의 치유방법은 집착으로 철없이 붙어있는 영혼을 천도시킴이 최상이다.
불가에서 내려오는 천도재와 구병시식이라는 의식이 있는데. 치료제라 보면 되겠다.
즉, 병(病)이 있으면 치료하는 약(藥)이 존재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수행자로서 약 30여 년 가까이 수많은 빙의 환자를 치유하고 고통에서 벗어나게 도와주었다.
내가 경험한 믿기 힘든 이야기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착한 귀신이 더 무섭다
고향 친구지만 고향을 일찍 떠나서 왕래가 없던 친구가 법당에 날 찾아 왔다. 그때는 내가 천지 분간 못할 때였다. 외국에서 무역하는 친구였다.
내가 영혼을 불러낸다는 소문을 듣고 왔다며 호탕하게 대뜸 하는 말이 “오래전에 돌아가신 형님이 꿈에서 나타나 너무 보고 싶은데 혹시 만나게 해줄 수 있느냐. 꼭 좀 부탁함세...”라고 애닯게 당부했다.
사뭇 진지해서 거절 못 하고 영혼을 초령하자, 형님 영가가 내 몸을 통해 나타났다.
지금은 내 몸에 영혼을 접신 시키지 않으나 초창기 젊은 혈기 때는 겁도 없이 영혼을 내 몸에 받기도 하고 빼내기도 했다. 형님 영혼은 친구와 한참을 해후하고 고맙다며 잘 갔다.
문제는 그다음에 갑자기 어린 소녀(16)가 내게 쑥 하며 들어오더니 구석진 곳으로 몸을 숨기며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저리 가 저리 가란 말이야. 흑흑...” 하며 울부짖으며 무서워하는데 친구가 울면서 “누나 나야, 나야”하며 괜찮다고 달래자, 조금 수그러들면서 진정하기 시작했다.
오래전 나쁜 짓을 당하고 타살되었다는 걸 내가 말하자 친구가 울면서 그랬다는 것이다. 사연은 상상하는 대로이다.
너무 영혼이 불쌍하여 인왕산에 친구하고 그 추운 겨울밤에 음식을 정성껏 준비해서 할 줄도 모르는 천도를 한다며 3시간 동안이나 야단에 법석을 펼치고 진짜 야단법석을 떨었다.
정성이면 모든 게 되는 줄 알고 영혼의 무서움을 몰랐다. 정성스레 의식을 치르고 좋은 그곳으로 갔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뿌듯한 마음으로 집에 왔는데 사건은 그 이후에 생겼다. 이 누나 영혼이 나를 따라 집까지 따라온 것이다.
문제는 6살 먹은 조카 몸에 빙의되어서 집안이 난리가 났었다.
사내애 몸에 여자 귀신이 빙의된 것이니 가관이었다. 내가 나가고 없으면 누나 영가가 뭐 사 달라, 뭐해 달라, 보라도리 인형을 사 달라 하고 보라색 옷 보라색 칫솔 등 귀신은 보라색을 좋아한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뭘 물어봐도 금세 찾기도 하고, 점도 보고, 사내애가 여자처럼 다소곳하게 앉고 며칠간을 이런 현상을 겪다가 가족들이 애가 이상하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다 유심히 보니 정말이지 애 몸에 숨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귀신은 잘해주면 안 된다는 큰 교훈을 얻었다. 별짓을 다 해도 이 영혼이 안 나가는데 그때는 제령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영혼을 오게 할 줄은 알았어도 법력이 없어 보낼 수도 보낼지도 몰라 애먹었다.
결국, 할 수 있는 게 없어 난감 하던 차에 오곡밥과 나물을 해서 산에 가면 될 것 같았다.
오곡밥을 푸는데 애가 방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너 안 들어가 있을래 하며 호통을 쳤더니 하는 말이 “음 서운해서…” 그러는 것이다. 아! 이제 이 영가가 나가려나 보구나 하고 음식을 걸망에 매고 산에 가는데 어찌나 무겁던지 가벼운 걸망이 꼭 쌀 한 가마니 메고 가는 것처럼 무거웠다.
무사히 산에 와서 음식을 차리고 내려오는데 귓가로~ “미안해”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때의 경험으로 영혼에 쓸데없는 동정과 연민은 화를 부른다는 큰 가르침을 배웠다.
그 이후 영혼의 세계를 더욱 믿게 되어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기도와 수행을 목숨 걸고 하게 되었다. 벌써 많은 세월이 지난 이야기이다.
내 조상 내 부모 내 형제이지만(착한귀신) 남에게는 무서운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착한 귀신이 무섭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얼마 전 모처럼 신도 몇 분과 함께 고향에 갔다가, 그 친구를 만났다.
고향에서 사업을 하면서 잘살고 있는 벗을 만나 옛일을 회상하며 담소를 나누었다.
친구는 불교 신자가 되어 있었다. 후에 누나, 형을 위해 큰 천도재를 지내줬다 한다.
정신세계는 우리의 상식을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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