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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재 스님의 빙의 이야기] ’소울 케어’(soul care)2

기사승인 2021.11.29  11: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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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부인의 유골을 ‘보석’으로 만들어 방안에 둔 남편과의 인연

무척사 주지 만재스님

신도분의 소개로 강남에서 제법 큰술 집을 하시는 정 사장님이 친견을 청해왔다.

호남형에 잘생긴 얼굴에 그늘이 어둡게 져 있는 게 한눈에 빙의 되어있음을 알았다.

순간 집착이 아주 강한 여인의 모습이 스친다.

“처사님은 지금 삶을 사는 의미가 없고 자꾸 죽고 싶지요”라고 내가 묻자 아무런 의미도 없고 순간순간 죽고만 싶다고 한다.

“당신 뒤에 붙어있는 여자가 누구요?” 하고 묻자 담담하게 “아내일 겁니다”라고 말한다.

아내가 얼마 전에 자살했는데 그날 싸움을 크게 하면서 차라리 죽어버리라고 말을 한 것이 정말 미안하고 가슴 아프다면서 한참을 서럽게 운다.

살면서 금실이 좋은 부부였는데 부인이 우울증으로 감정 기복이 심해진 것이 발단되어 자주 다투다 그날은 심한 말을 한 것이다. 퇴근하고 집에 와 보니 화장실에 목을 매고 죽어 있었다.

생사란 손바닥 한번 뒤집는 것이 아닌가(한 생각이 이리 무서운 것이다)

너무나 미안하고 미안한 마음에 유골을 압축해서 보석으로 만들어 안방에 두고 부인의 물건 또한 그대로 두고 산 것이다. (죽은 사람의 물건은 모두 소각하거나 반드시 치워야 한다.)

구병시식을 하기로 하고 먼저 집으로 갔다.

집에 들어서자 음산한 기운이 가득 차 있음은 당연지사라. 안방 문을 열자 고급스러운 보라색 의자에 부인이 앉아있는 게 보였다. 평상시에 애착하던 물건에 영이 서린 경우는 허다하다.

“저 의자는 아내가 가장 아끼던 물건이었어요.“

한쪽 벽면에 온통 부인과 함께한 사진과 부인의 사진으로 도배가 되어있었다.

“이제는 서로 사는 세계가 다르니 부인 따라 죽을 거 아니면 이 물건들 모두 치워야 합니다.”

“지금 처사님이 이러고 사는 건 본인의 미안한 마음과 부인의 영혼이 함께하기에 이러고 사는 겁니다.”

물건을 모두 모아 소각하기로 하고 간단하게 안택 불공을 해주었다. 며칠 후에 구병시식과 천도재를 봉행했다, 견 망혼으로 부인 영혼을 초령하자 정 사장 몸에 실렸다. 

영혼과 만남을 통해 그동안 미안하고 맺힌 설움을 모두 풀게 되었다. 서럽게 울며 아쉬운 작별을 마치며 무사히 구병시식을 마치고 나니 아주 편안하다며 몇 번을 감사 인사를 한다. 

이럴 때는 이 힘든 일이 보람이 된다. 보이지 않는 세계의 일을 하는 사람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때론 가슴이 뜨거워진다. 

며칠 후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 밝아진 모습으로 법당에 오셨는데 믿지 못할 일이 있었다며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이러는 것이다.

처가 가족들은 천도한 지 모르는데 구병시식 다음 날에 부인의 올케가 저녁에 샤워하다 갑자기 쓰러지더니 부인이 올케 몸에 빙의되어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는 것이다.

“오빠 저**데요. 마지막 인사하러 왔어요, 이제 다시는 집에 못 가요”하며, 자기가 죽었는지 모르다가 이제 죽은 줄 알게 되었다며 이제 떠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다른 건 다 좋은데 남편이 3년 동안 다른 여자 만나지 말라는 것이다. 3년 후에는 좋은 인연 맺어줄 테니 3년은 절 때 그 꼴을 못 보겠다는 것이다.

처가 식구들이 놀라서 전화 왔다며…. “세상에 이런 일이 다 있네요”라며 제가 경험하면서도 믿지 못하겠다는 말과 함께 “3년간은 여자 만나면 안 되겠지요” 웃으며 묻길래? “남자는 다 도둑놈…”하고 말았다. 

그렇게 세월은 가고 한 3~4년 지나 참한 여성분과 궁합 봐달라며 온 기억이 난다. 곧 죽을 것처럼 힘들어도 그 문제가 풀리면 산사람은 산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단지 자살하거나 한(恨)이 많은 영혼은 집착으로 이생을 떠나지 못해 춥고 배고프고 괴로운 것이다. 사람으로 태어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면 이 일생 잘살아야 한다.

아난존자가 세존께 물었다. “세존이시여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요?”

세존께서 말했다. “조갑(爪甲)상석(上石)이니라”

비유하자면 모래 한 주먹을 쥐어 손톱 위에 부으면 손톱 위에 올라가는 것보다 사람으로 태어나기가 어렵다.

 ‘인신난득(人身難得)이라' 그만큼 사람 몸 받기 어려우니 깊이 새겨볼 말이다.

시사코리아저널 webmaster@koreajn.co.kr

<저작권자 © 시사코리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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