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회담] 李대통령 "오하요 고자이마스" 인사···다카이치, 태극기에 '목례'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李대통령, 드럼·오토바이·스킨스쿠버 애호 다카이치에 "제 꿈 모두 실현"

[시사코리아저널=경북취재본부]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41분간 이어갔다.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한 지 9일 만에 이뤄진 양국 정상의 첫 대면인 이번 회담은 이날 오후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검은색 양복 차림의 이 대통령은 회담장 문 앞에서 다카이치 총리를 맞이하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파란색 재킷을 입은 다카이치 총리는 예정된 회담 시각인 6시보다 2분 늦게 회담장에 도착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고개를 숙인 뒤 환한 표정으로 "환영합니다"라고 한 뒤 "오하요 고자이마스(안녕하세요)"라고 일본어로도 인사를 건넸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념촬영 후 자리로 향하기 전 태극기에 예를 표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양 정상은 악수한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후 자리로 향하면서 회담장에 놓인 태극기 앞에 멈춰 서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춘 뒤 이어 일장기를 향해서도 목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양 정상의 첫 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흘러갔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시작하며 "총리 선출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처음 뵙게 돼서 참으로 반갑다"며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라는 데 대해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그렇게 웃는 얼굴로 환대해 줘 감사하다. 조금 늦었지만, 6월 대통령에 취임한 것에 축하 말씀을 드린다"며 "제가 취임하고 곧바로 만나 뵐 수 있어 반갑다"고 화답했다.

비공개 회담도 이 대통령의 농담으로 유쾌한 분위기 속에 시작됐다고 강유정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를 향해 "제 꿈을 모두 실현하셨다. 드럼, 스킨스쿠버, 오토바이가 그것"이라고 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다카이치 총리가 학창 시절 드럼을 연주하고 오토바이를 몰았고 취미로 스킨스쿠버를 즐긴다는 점을 거론하며, 개인사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여준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취임 회견에서 한국의 김을 좋아하고 한국 화장품을 사용한다고 한 다카이치 총리의 취향을 고려해 한국 화장품과 김을 선물했다고 한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이 바둑을 좋아하는 점을 고려,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시의 '자매 결연도시'인 일본 가마쿠라시에서 제작된 바둑알과 바둑통을 선물했다.

강 대변인은 전임 총리인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와의 회담 때와 이날 분위기를 비교해달라는 말엔 "이시바 총리와 다카이치 총리 두 분 다 굉장히 쾌활하신 분으로, 큰 차이는 못 느꼈다"고 답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태극기에 목례한 데 대해선 "특별히 인지하지 못한 장면으로, 특별한 해석은 따로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