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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을 깨워 흔드는 감성주점이 뜨고 있다

기사승인 2013.11.26  11: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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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입취재] 클럽·나이트 믹스, 20대 문화의 선도 주자가 되다

[시사코리아저널/ 김민선 기자] 감성주점은 저렴한 가격에 술을 마시며 춤도 출 수 있어 요즘 젊은이들의 핫한 장소로 손꼽힌다. 단순한 술집의 개념을 벗어나 술도 마시고 춤도 추며, 즉석 만남도 가질 수 있어 클럽식 주점으로 인기가 좋다. 20대 문화의 선두주자가 되며 감성주점을 빼놓곤 논할 수없는 그들의 문화는 오감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신나는 비트와 화려한 조명으로 온몸을 들썩거리게 만드는 이곳을 시사코리아저널이 찾았다.

▲ 클럽과 주점이 합쳐진 감성주점의 모습. (사진제공 = 뉴시스)

요즘 20대 젊은 층들이 많이 찾는 술집은 특별하다.

한곳에서 세 가지를 충족시키며 저렴한 가격에 클럽과 나이트 술집을 합쳐놓은 감성주점은 트렌드를 선도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란한 조명 속에 춤을 추고, 심장을 울리는 비트가 몸을 들썩이게 만든다. 클럽처럼 디제잉 박스가 마련돼 있고, 넓은 공간에서 춤을 출 수도 있다.

클럽을 연상시키는 외관이지만 클럽과는 다르게 입장료가 없다. 술과 함께 안주류도 판매하며, 옆 테이블과 합석하기도 한다.

7080이 아닌 8090클럽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중 후반이 출입가능한 곳으로 그 시대 유행했던 음악이 흘러나온다. 흔히 X세대(X Generation)와 N세대(Net-generation)로 일컬어졌던 1980~1999년 출생자들을 위한 공간이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옛 노래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듯 이곳은 그 시대를 공유했던 이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일반적으로 감성주점은 ‘감성을 자극하는’ 컨셉을 가진다.

캠핑이 한참 유행했을 땐 바비큐와 텐트 등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캠핑감성주점이 생겨났고, 와인 바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연상시키는 주점도 생겼다. 복고가 유행일 땐 70년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옛날 교복주점도 생겨났고, 병원과 학교를 연상시키는 컨셉 의 술집도 나타났다.

술집들의 경쟁에서 살아남고자 독특한 아이템을 가지고 생겨난 감성주점은 20대부터 4~50대의 추억을 자극하고, 장소가 가지는 독특함을 느끼게 했다.

트렌드 변화가 빠르기로 유명한 주점시장에서 언제나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신선한 아이디어는 필수다.

최근 주점시장의 한 트렌드는 단연 클럽과 주점이 결합된 클럽식 감성주점이다. 20대 초 중반이 주로 출입하는 이 주점은 전국에 몇 백개 나 된다. 룸식으로 이뤄진 곳과 부킹을 전문으로 하는 주점 등 종류도 다양하다.

실제 부산 최대 번화가인 서면 지역 감성주점은 30곳이 넘으며 이곳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20대 젊은 층이다. 역동적인 클럽의 분위기와 수준 높은 요리주점의 아이덴티티를 동시에 반영한 이곳은 20대 수요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따지고 보면 나이트는 부킹을 원하는 사람들이 가는 곳이고, 클럽은 춤을 추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간다. 그러나 감성주점은 나이트나 클럽을 가는 것 보다 저렴하고, 술도 마음껏 마실 수 있으며 원하는 만큼 춤도 출 수 있고 이성을 만날 수도 있다.

한 곳에서 이 모든 것이 이뤄지니 많은 젊은이들이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클럽식 주점이 유행하자 너도나도 모방하고 나섰다.

한 노래방은 입구에 스테이지와 디제잉 부스를 설치해 안과 밖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시끄러운 노래 소리와 남녀가 한데 뒤 섞여 춤을 추고, 잠시 휴식 시간이 되면 자신들의 방으로 들어가 술을 마신다. 어두운 실내분위기와 화려한 조명, 사방이 거울로 된 벽 앞에서 사람들은 너도나도 부비부비를 하며 비트에 몸을 맡겼다.

주말에는 대기하며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만큼 호황을 누리는 이곳은 감성주점으로 바꾸기 전과 후의 매출차이가 엄청나다고 소개했다. 그만큼 수요가 된다는 뜻이다.

▲ 홍대 클럽 데이의 모습, 본문과는 관계없음. (사진제공 =뉴시스)

화려한 조명과 영상미를 더 한 주점 중 한 곳은 큐피드카드를 활용해 부킹을 주선해주기도 한다.

남자손님이 이 카드를 천원에 구입해 메시지를 써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전달하면, 여성은 부킹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그 카드를 받은 여성은 장당 1000원으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부킹에 관심 없는 여성 고객의 입맛도 사로잡았다.

남성의 경우 여성 테이블과 합석 시 술값을 두 배로 계산해야 하는 부담을 안을 때가 있다. 그러나 이곳은 각자 계산하고 합석과 동시에 다시 새로운 테이블이 시작되는 시스템이 정해져 있어 남성들의 부담도 줄였다.

고객의 필요에 맞춰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요소는 이곳을 찾게 만들고,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게 만들었다.

감성주점을 일주일에 3번은 방문한다는 김 (23살)군은 “신나는 노래에 맞춰 춤도 추고 술도 먹고, 여자도 만날 수 있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클럽이나 나이트보다 저렴하게 놀 수 있으며 시선에서 자유롭다고 밝혔다. 김 군의 말에 의하면 클럽과 나이트는 놀기는 좋지만, 테이블에 양주가 있느냐 맥주가 있느냐에 따라 대우가 다르고, 즉석만남을 하는 여성들도 급이 다르다고 말했다.

VIP룸은 특별한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으며, 클럽의 경우 2층에서 내려다보며 즐기는 모습에 자존심이 상한다고도 했다.

흔히 물갈이라고 말하며 시간별로 외모와 몸매, 재력 등을 따져 손님을 받고, 기다리는 줄이 아무리 길어도 그들은 아무 제재 없이 들어갈 수 있다며 불공평하다고 토로했다.

그에 비해 감성주점은 차등을 두지 않고 친구와 신나게 놀 수 있어 많이 찾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클럽문화와 나이트 문화가 생소한 20대 초반에겐 클럽식 감성주점의 매리트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됐다.

주머니 사정 뻔한 학생들과 경험하지 못한 놀이문화를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감성을 제대로 겨냥한 감성주점이 뜨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런 감성주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는데 비해 안전과 범죄의 위험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얼마 전 울산의 한 감성주점에서 고등학생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접이식 창문으로 된 틀에 올라가 춤을 추다 3층에서 떨어진 것이다. 암막커튼으로 내부를 차단해 놓았지만 창문을 닫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그 곳에서 춤을 추던 학생들이 사고를 당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들이 고등학생이라 더 문제가 됐다.

분명 주점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출입이 불가한데도 불구하고, 버젓이 출입해 술을 마셨다. 일부 감성주점은 신분증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돼 청소년 일탈을 불러일으키는 장소로 비난 받기도 했다.

또한 감성주점은 대부분 ‘일반음식점’으로 영업허가가 나 화재 등 안전관리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하면 피난 유도선·유도등 설치, 피난 통로·안쪽 문 확보, 영상음향 차단장치 설치 등 소방안전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감성주점은 유흥업소처럼 술도 팔고 춤도 추는 사실상 비슷한 영업 행위를 하는 곳이지만, 일반음식점으로 신고 돼 있어 소방시설 미비로 단속할 수 없는 입장이다.

현행법상 대형 스테이지가 구비된 곳을 유흥업소로 지정해 놓았다. 하지만 클럽식 감성주점은 대형스테이지 시설을 구비해 놓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테이블 옆에서 춤을 추거나 빈 공간에서 함께 어울리므로 법적으로 제재하기 힘들다.

▲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감성주점. (뉴스와이어 방송 캡처)

불법 영업이 이뤄지는 현장이 적발돼야 처벌할 수 있으니, 관리감독 기관이 단속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업소는 별도 객실을 마련, 음향·반주 시설과 무대 시설을 설치해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우는 형태의 영험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들 감성주점은 객실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대형 홀에 음향·반주 및 무대 시설을 꾸며 놓는 편법으로 단속의 눈을 피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단속기관에서는 ‘유흥주점에서만 손님이 노래하고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된다’는 규정에 의거, 감성주점 내에서 춤을 추는 현장을 덮치는 방법에 의존 할 수밖에 없다.

이 또한 감성주점 대부분이 건물 입구에 신분증을 확인하는 직원이나 CCTV를 설치, 단속반이 나타났을 때를 대비하고 있어 실제 단속이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

용케 불법 현장을 적발했다 하더라도 행정 처분이 내려지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려 적발업소가 영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도 허점으로 지적된다.

요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하면 유흥주점보다 시설비도 적게 들고 개별소비세 10%를 추가로 내지 않아도 되니 감성 주점이 ‘꼼수 영업’을 하는 것”이라며 “적발되더라도 재판으로 시간을 끌면서 영업을 계속해 수익을 올리면 설령 벌금을 내더라도 큰 손해를 입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이어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는 감성 주점을 근본적으로 막으려면 시설 기준을 ‘객실’에만 국한하지 말고 영업장 전체로 확대 적용하는 식품위생법 개정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부산의 감성주점에서 술에 취한 20대 남성이 춤을 추다 옆 사람을 때려 입건되는 등 폭력사건과 절도사건도 종종 발생한다.

사람들이 춤을 추러 나간사이 테이블의 핸드폰을 싹 쓸어가기도 하고, 가방안의 지갑까지 훔치는 경우도 있다. 실내가 어둡고 조명과 음악이 현란한 틈을 타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지나친 스킨십으로 성추행과 성폭력도 발생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안전사고의 위험성에 그대로 노출됐지만 감성주점을 찾는 젊은이들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로 붐비며, 20대 놀이 문화의 중심에 서있다. 음주와 가무가 결합돼 감성마케팅을 만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대학가주변과 번화가는 독특한 컨셉을 가진 감성주점들이 생겨났고, 새로운 창업아이템으로 각광 받고 있다.

감성주점은 20대 젊은이들의 밤을 불태우기 충분한 장소였고, 8090은 30대 감성을 뒤 흔들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자유로웠고 격식 없이 서로 어울렸다. 음악을 즐기고, 술자리의 낭만도 이야기 하며 그들의 밤은 제각기 달랐지만 아름다웠다.

추억과 낭만, 향수를 자극하고 미친 듯이 놀 수 있는 장소를 원한다면, 감성주점을 추전한다.

그러나 안전의 취약함과 범죄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감성주점이 더욱더 롱 런 하기 위해선 대책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소방시설을 갖추고 일반음식점이 아닌 유흥주점으로 등록해 손님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법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김민선 기자 sun2586@daum.net

<저작권자 © 시사코리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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