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극계 이끈 '대모'···'신의 아그네스'·'명성황후' 등 활발한 작품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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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10월 19일 배우 윤석화가 서울 마포구 산울림 소극장에서 열린 아카이브 '자화상I' 프레스콜에서 열연을 펼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소극장 '정미소' 개관·뮤지컬 연출···입양 문화 개선 앞장서기도
[시사코리아저널=정종민 선임기자] '1세대 연극 스타'인 배우 윤석화가 19일 뇌종양 투병 중 별세했다. 향년 69세.
연극계에 따르면 윤석화는 이날 오전 9시 54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유족과 측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그는 2022년 7월 연극 '햄릿' 이후 그해 10월 악성 뇌종양 수술을 받아 투병해 왔다. 투병 사실을 공개한 뒤 2023년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연극 '토카타'에 5분가량 우정 출연한 것이 마지막 무대가 됐다.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난 윤석화는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했다. '신의 아그네스', '햄릿', '딸에게 보내는 편지' 등에 출연하며 연극계 인기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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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윤석화가 지난 2021년 10월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산울림 소극장에서 열린 아카이브 '자화상I' 프레스콜에서 시연하고 있다. '자화상'은 그동안 윤석화가 소극장 산울림에서 출연했던 연극 중 대표작을 선정하여 명장면들을 엮어 재구성한 작품이다. |
그는 연극계에 처음으로 등장한 스타였다. 선배 손숙, 박정자와 함께 연극계를 대표하는 여성 배우로 자리를 잡았다. 커피 CF에 출연해 '저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여자예요'라는 대사를 유행시키기도 했다.
대표작인 연극 '딸에게 보내는 편지'(1992)에서 재즈 여가수 멜라니를 연기했고, '마스터 클래스'(1998)에서는 오페라 가수 마리아 칼라스 역을 맡았다. 2016년 '햄릿'에서는 예순의 나이로 햄릿의 연인 오필리아 연기를 선보였다.
연극 외에도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1994), '명성황후'(1995),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2018)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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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9년 5월 16일 오후 서울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열린 '딸에게 보내는 편지'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윤석화가 노래시연을 하고 있다. 설치극장 정미소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끝으로 폐관한다 |
고인은 연극 제작과 연출에도 관심을 두고 활발하게 활동했다.
2002년 서울 대학로에 건축가 장윤규와 함께 개관한 소극장 '정미소'는 실험적 연극의 산실이었다. 2019년 만성적인 경영난으로 문을 닫기까지 '19 그리고 80', '위트' 등을 공연하며 신선한 작품들을 관객에게 소개했다.
그는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를 연출했고, 그가 제작에 참여한 '톱 해트'는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상을 받았다.
이외에도 1995년 종합엔터테인먼트사 돌꽃컴퍼니를 설립해 만화영화 '홍길동 95'를 제작했고, 1999년에는 경영난을 겪던 공연예술계 월간지 객석을 인수해 발행인으로 활동했다.
아들과 딸을 입양한 고인은 입양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 콘서트를 꾸준히 개최하는 등 입양문화 개선에 앞장섰다.
백상예술대상 여자연기상을 네 차례 받았고, 동아연극상, 서울연극제, 이해랑 연극상 등을 받았다. 2005년 대통령표창과 2009년 연극·무용부문에서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받았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남편 김석기 전 중앙종합금융 대표와 아들, 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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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화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이 지난 2017년 10월 24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열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 이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