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종 외국인 28개국 600여명···中티베트서도 3명 사망·558명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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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수 덮친 네팔 바그마티주 /AFP=연합뉴스 |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9명 연락 두절
중국 국경 인근에 있는 네팔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한 이틀째인 27일(현지시간) 실종자 수가 820여명으로 급증했다.
네팔 현지 매체 '온라인 카바르'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네팔 경찰은 전날 북부 바그마티주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826명이 실종됐다고 이날 밝혔다.
전날 한때 484명으로 집계됐던 실종자 수는 신고가 잇따르면서 하루 사이에 350명 가까이 늘었다.
전체 실종자 가운데 외국인은 600명가량이며 네팔인도 2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종된 외국인들은 인도, 미국, 영국, 호주, 말레이시아, 이탈리아, 우크라이나 등 약 28개국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에서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9명도 연락이 끊긴 상태다.
한국 외교부·경찰청·소방청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해 네팔 카트만두로 향했다.
전날까지 157명이던 사망자 수도 수색 작업이 이어지면서 8명이 더 늘었고, 네팔 경찰은 시신 165구를 수습했다.
아비 나라얀 카플레 네팔 경찰 대변인은 "수색을 재개했고 더 많은 시신이 수습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사망자 수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네팔 국가재난위험경감·관리청은 교량 80개와 길이 40㎞에 달하는 도로가 파손됐으며 현지 경찰과 군인 등 보안요원 83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네팔 접경 지역인 중국 티베트자치구 르카쩌시 지룽현에서도 이번 홍수 원인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산사태가 발생해 3명이 사망하고 558명이 실종됐다. 이들 실종자 가운데 외국인은 260명이다.
네팔과 티베트에서 발생한 실종자 수를 모두 합치면 1,300명이 넘는다.
이번 홍수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히말라야산맥의 기후변화 탓에 엄청난 규모의 빙하와 암석이 붕괴하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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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팔 홍수로 파손된 주택과 차량 |
◈ "10년 살면서 이런 규모 홍수는 처음"
사고 지역인 바그마티주는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쪽으로 120㎞가량 떨어진 곳으로 히말라야산맥에 있는 중국 티베트와의 국경 지역이다. 현지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카트만두에서 차로 반나절 넘게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라수와 지역에 있는 보테코시강이 홍수로 범람하면서 인근 여러 마을을 덮쳤고, 도로와 수력 발전 시설 등이 파손됐다.
네팔 현지 매체 '온라인 카바르'는 수닐 람살 네팔 기반시설부 장관을 인용해 이번 대홍수로 인한 기반 시설 피해액이 최소 2천억 네팔루피(약 1조8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된 영상에는 산악지대 위쪽에서 거대한 규모의 흙탕물이 잔해와 함께 빠른 속도로 내려오자 소리를 지르면서 다급하게 뛰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대피하는 이들의 모습이 담겼다. 또 홍수로 주변 주택들이 쓸려 나가기도 했다.
차승원 네팔 한인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예전에도 중국 티베트와의 국경 인근에서 종종 홍수가 일어나기는 했다"면서도 "네팔에서 10년가량 살고 있는데 이런 규모의 홍수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라수와 지역에서는 지난해 8월에도 유사한 돌발 홍수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산악 지역의 고온 현상으로 인접한 티베트의 빙하 호수가 넘쳐흘렀고 9명이 숨졌다. 또 양국을 연결하는 다리를 비롯한 주요 기반 시설이 파손됐다.
차 회장은 "재외 등록 신청을 한 네팔 한인은 총 650명가량"이라며 "라수와 지역은 등록된 한인이 없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인근 누와코트 지역에서도 대규모 홍수로 차량이 침수되고 나뭇가지와 전선에 각종 잔해물이 걸렸다.
네팔인 노동자인 비벡 쿠말은 로이터에 "마치 지진이 난 것처럼 (홍수가) 쏟아져 내려왔다"며 "(거센 물살에 휩쓸렸지만) 다행히 망고나무에 걸려 살았다"고 말했다.
카트만두에 사는 교민 문광진 씨는 "현재 집계된 실종자 수는 여행사 등을 통해 등록된 인원"이라면서 "피해 지역은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가는 개인 관광객이 적지 않은 곳인데 이럴 경우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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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수 일어난 네팔 보테코시강 /AFP=연합뉴스. 네팔 경찰 제공 |
◈ 네팔 정부 "티베트서 발생한 지진으로 빙하 붕괴해 홍수"
이번 홍수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네팔 정부는 티베트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빙하가 붕괴하면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시시르 카날 네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예비 조사 결과 이날 오전 8시 37분에 지진이 발생했고 3분 뒤에 돌발 홍수가 보고됐다며 대규모 산사태가 일어나 보테코시강의 흐름이 차단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 내용은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실제로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같은 시각 라수와 지역에서 북쪽으로 47㎞ 떨어진 티베트 지역에서 규모 4.4 지진이 발생했으며 지진 발생 깊이는 10㎞로 비교적 얕았다.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통합산악발전국제센터(ICIMOD) 소속 기후 전문가들은 이날 돌발 홍수가 빙하에서 발생한 눈사태가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ICIMOD 소속 한 전문가는 보테코시강의 지류인 렌데 콜라강이 이날 최대 수위를 기록했다며 "렌데 콜라강은 1년 2개월 만에 두 번째 범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네팔 쪽 빙하에서 발생한 얼음과 바위가 강을 막으면서 하류로 갑작스러운 물살을 쏟아낸 상황이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 인구 20억명가량의 주요 물 공급원인 히말라야산맥은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없어지는 속도가 21세기 들어 2배 이상 더 빨라졌다.
이 지역의 빙하 두께는 2000년 이전에는 연평균 34㎝씩 줄었으나 2000년 이후부터는 연간 73㎝씩 2배 이상 빨리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ICIMOD 관계자는 "네팔과 중국 국경 지역의 강 상류에 여전히 막힌 부분이 남아 있다"며 "당국은 두번째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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